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혐오스러운 인생

크눌프 2024. 10. 28. 10:59

1. 영화소개


제목: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개봉연도: 2007년
국가: 일본
장르: 드라마, 뮤지컬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
출연: 나카타니 미키, 에이타
상영시간: 130분

 

2. 줄거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가족으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외로운 삶을 살았던 한 여성 마츠코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녀의 굴곡진 삶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마츠코는 어린 시절부터 아픈 동생에게 부모의 관심이 쏠린 탓에 늘 외롭고 소외감을 느끼며 자란다. 그런 그녀는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며, 그 과정에서 많은 희생과 고통을 겪게 된다. 어딘가에 의지하고 사랑을 받고자 했던 마츠코는 수많은 실패를 겪으면서도 그 갈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랑을 쫓으며 자신을 소진해가는 그녀의 삶은 결국 파멸로 치닫지만, 그녀는 자신의 방식대로 끝까지 살아내려 한다.

 

3. 감상

 이 영화는 소설이 원작이라고 한다. 소설은 영화와 조금 다르다고 하던데,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영화에서 보는 마츠코의 일생도 나에겐 너무나 벅찼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왜 마츠코에게만 이런 불행이 닥쳤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마츠코의 삶에 찾아온 불행이 단순히 운명만은 아니었다. 그녀는 끊임없이 사랑받기 위한 선택을 했고, 어쩌면 그 불행의 일부를 스스로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마츠코는 이런 선택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을까? 아마도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한 경험이 그녀를 홀로 설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을 인정받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애쓰던 그녀의 행동은 단순한 외로움의 표현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하는 절박한 몸부림이었다.

영화 속에서 마츠코는 남성들에게 의지하며 자신의 행복을 찾고자 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누군가는 여성의 의존적 모습만을 부각했다고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영화가 정말 여성을 남성에게 의지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 묘사하려 했다면, 마츠코의 이야기가 다른 결말을 맞이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결국 남성과 함께하는 행복을 선택하지 않았고, 오히려 사랑받고자 했던 필사적인 몸부림 속에서도 온전히 혼자서 세상을 마주해야 했다. 이로 인해 나는 마츠코가 혐오스러운 존재가 아니라고 느꼈다. 혐오스럽고 어두운 것은 그녀를 그런 삶으로 몰아넣은 주변 환경과 사회적 시선들일 뿐이다.

특히 영화의 뮤지컬스러운 연출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츠코의 파란만장한 삶을 감각적으로 그려내며, 다소 과장된 듯한 장면들이 오히려 그녀의 극적인 삶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주었다. 마츠코의 인생은 잔혹하고 어두웠지만, 그런 순간들조차 뮤지컬 형식의 밝고 화려한 연출로 묘사되면서 일종의 아이러니를 주었다. 그 뮤지컬 연출은 어쩌면 그녀의 삶을 조금 더 부드럽게, 덜 비극적으로 표현하려는 시도로 보였다. 이 감각적인 연출은 마츠코의 삶의 아픔을 다소 완화해주며, 오히려 그녀의 내면의 갈등을 더욱 강렬하게 부각시켰다.

마츠코는 결국 사랑받기를 원했지만, 그 사랑은 그녀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겨주었다. 그녀가 선택한 길은 사회적으로 보면 어리석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녀의 모든 선택이 단순히 의존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마츠코는 사회와 주변 인물들에 의해 파괴된 인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애쓰며 살아간 한 여성으로 남는다. 그녀의 삶을 혐오스럽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 혐오는 그녀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닌 그녀를 둘러싼 환경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우리가 쉽게 단정 짓기 어려운 인간의 복잡한 심리와 그 속에서의 갈등을 담아냈다. 마츠코의 선택과 행동을 단순히 '의존'이나 '사랑'이라는 단어로 정의할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불완전한 환경 속에서 자신을 완성하고자 했고, 비록 그 과정에서 실패했지만 끝까지 살아내려 했다. 마츠코는 비록 불행을 반복했지만,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은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