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소개
제목: 작은 아씨들
개봉연도: 2020년
국가: 미국
장르: 드라마, 가족
감독: 그레타 거윅
출연: 시얼샤 로넌, 엠마 왓슨, 플로렌스 퓨, 엘리자 스캔런, 티모시 샬라메
상영시간: 135분
2. 줄거리
‘작은 아씨들’은 마치 가(家) 네 자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들이 성장하고 각자 삶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메그, 조, 베스, 에이미 네 자매는 각자의 꿈과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또한 19세기 미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며 겪는 제약과 도전에 직면한다. 영화는 네 자매의 다양한 삶의 순간들을 교차로 보여주며, 그들 각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숙해 가는 모습을 아름답게 묘사한다. 조는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메그는 가정의 행복을 선택하며, 에이미는 예술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한다. 베스는 병약한 몸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향한 깊은 사랑을 잃지 않는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족 간의 깊은 유대와 각자의 인생을 향한 열망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감동적인 서사를 이루어간다.
3. 감상
이 영화는 나를 영화관으로 두 번이나 이끌었다.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는 조의 “여자들도 마음뿐 아니라 생각이 있고, 영혼도 있고,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야망도 가지고 있고, 재능도 있어요. 모든 여자에게 사랑이 전부라고 말하는 게 너무 지겨워요. 하지만… 너무 외로워요.“라는 말이었다. 이 대사는 조가 가진 복잡한 감정의 절정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녀는 여성에게 주어진 역할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강한 욕망과 동시에 그저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어하는 인간적인 외로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이 장면에서 나는 조가 그토록 갈망하던 독립과 자유가, 결국 그녀에게 어떤 감정적 공백을 남겼는지 느낄 수 있었다. ‘사랑이 전부는 아니다’라는 선언은 시대를 초월한 진리처럼 들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부재가 남긴 외로움이 얼마나 큰지를 깨닫는 조의 모습은, 우리 모두가 마음속에 갖고 있는 불안감과 연결되었다.
또한 베스와 조가 모래사장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과거의 추억은 언제나 아름답고 아련하기만 한 걸까? 두 사람이 함께 모래 위에 앉아, 지나간 시절의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과 눈물을 함께 나누는 모습에서 나는 깊은 향수를 느꼈다.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무한한 가능성, 그리고 함께였기에 더욱 특별했던 순간들이 그곳에 있었다. 그 장면 속에서 흐르던 베토벤의 비창 2악장은 이들의 감정을 더욱 섬세하게 채색하며, 그리움의 무게를 더해주었다. 그 멜로디가 가진 고독한 아름다움이 두 자매의 마음에 스며드는 듯했다. 왜 과거는 추억이 되고, 추억은 그리움이 되어 우리를 아프게 하는 걸까? 그 답을 찾을 수는 없지만, 그리움마저도 우리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하나의 흔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각자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네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다양한 방식과 선택에 대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누군가는 사랑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야망을 쫓으며, 또 누군가는 그저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작은 아씨들’은 이런 선택들 사이에서 방황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그들이 겪는 기쁨과 슬픔을 담백하게 그려낸다. 조의 투쟁과 메그의 현실, 에이미의 고민, 그리고 베스의 조용한 헌신은 우리에게 삶이란 단순한 흑백의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운다.
영화의 마지막에 조가 자신의 책을 출판하는 장면은, 그녀가 그토록 바라던 꿈을 이룬 순간이었지만 동시에 가족의 기억을 품은 결과물이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삶을 영원히 남기고자 했고, 그것은 단순한 성공 그 이상이었다. 자매들이 함께 만든 추억과 그 속에서 피어난 사랑의 향기가, 결국 조의 글 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쉬게 된 것이다.
영화의 제목 ‘작은 아씨들’은 단순히 네 자매의 이야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안에는 각자의 개성과 목표, 그리고 세상을 향한 도전이 담겨 있다. ‘여인의 향기’와 마찬가지로, ‘작은 아씨들’ 역시 그들이 남긴 잔향, 그들의 삶의 흔적이 결국 세상에 남겨질 것임을 상징하는 것 같다. 그들이 각자 선택한 삶의 방식이 아름답게 그려진 이 영화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선택이 곧 우리의 삶의 향기가 될 것임을 깨닫게 한다. 추억은 언제나 그립고 아련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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